영화 《속죄(Atonement)》 브라이오니 캐릭터 분석 – 한 번의 잘못과 영원한 형벌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잔혹한 폭력은 어쩌면 무지에서 비롯된 오만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때로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세상을 다 안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어린 시절의 사소한 눈짓 하나, 섣부른 확신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른 채 말이죠. 영화 《속죄(Atonement)》의 주인공 ‘브라이오니’는 관객들에게 가장 미움을 받는 캐릭터인 동시에, 인간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 더 읽기

《러브레터》 – 왜 어떤 마음은 너무 늦게 도착해야만 알 수 있을까

누군가와 나눈 대화의 정확한 문장을 며칠 뒤, 또는 몇 년 후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것입니다. 그러나 오래전 받은 편지는 서랍 깊숙한 곳에 그대로 남아 있곤 합니다. 누렇게 변한 종이와 삐뚤어진 글씨를 보는 순간, 우리는 편지를 받았던 날의 공기와 감정까지 떠올립니다. 편지는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이 같은 시간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편지를 쓰는 순간의 ‘나’와 그것을 읽는 … 더 읽기

왜 이야기에는 ‘열쇠’가 등장할까 – 진실의 문을 여는 작은 쇠붙이

1. 금지된 문 앞의 열쇠 – 통과의례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 우리가 어릴 적 읽었던 전래동화부터 최신 영화에 이르기까지, 이야기 속에서 ‘열쇠’는 아주 빈번하게 등장하는 소품입니다. 단순한 쇠붙이에 불과한 이 작은 도구가 나타나는 순간, 관객과 독자는 본능적으로 직감합니다. “곧 무언가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겠구나” 하고 말이죠. 왜 이야기꾼들은 주인공의 손에 열쇠를 쥐여주는 것일까요? 서사심리학의 관점에서 열쇠는 단순한 … 더 읽기

왜 주인공은 가면을 쓸까 – 가면 뒤에 숨은 또 하나의 나

1. 얼굴을 가리는 순간, 다른 사람이 된다. 이야기 속 악당들은 유난히 얼굴을 가립니다.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는 검은 헬멧 속에 얼굴을 감추고,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은 얼굴의 절반을 가면으로 덮습니다. 《브이 포 벤데타》의 브이는 거의 모든 순간 가이 포크스의 얼굴 뒤에 숨어 있습니다. 얼굴 전체를 가리지 않더라도 조커처럼 화장이나 분장을 통해 본래의 얼굴을 지우는 인물들도 있습니다. 왜 … 더 읽기

왜 악인은 자신을 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 내가 옳다는 잔인한 확신

1. 모든 악당도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지난 글에서 우리는 악인이 태어나는지, 만들어지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의문이 떠오릅니다. 정작 그 악인들 자신은, 스스로를 악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놀랍게도 답은 대부분 ‘아니오’입니다. 우리는 악인을 떠올리면 잔인하고 냉혹하며 죄책감이 없는 사람을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악인은 오히려 자신이 세상을 구한다고 믿습니다. 레미제라블의 자베르는 자신이 법과 … 더 읽기

왜 이야기에는 항상 ‘약속’이 등장할까 – 금기, 파괴, 그리고 성장

1. “절대로 문을 열지 마라” – 모든 이야기의 서막을 여는 열쇠 동화와 신화, 전래동화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이상하리만큼 자주 등장하는 설정이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에게 부여되는 ‘약속(금기)’입니다. “해가 지기 전까지는 성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신데렐라》의 약속, “절대로 이 작은 방의 문을 열지 마라”는 《푸른 수염》의 경고, “밤새 뒤를 돌아보지 말고 걸어가라”는 오르페우스의 신화, 그리고 “내가 각시탈을 벗을 때까지 … 더 읽기

멘토의 죽음 – 왜 스승은 반드시 사라져야 하는가

1. 왜 이야기 속 스승은 끝까지 살아남지 않을까? 위대한 영웅의 서사에는 언제나 세상을 통달한 위대한 스승이 존재합니다. 그들은 주인공이 나아갈 길을 밝혀주고, 치명적인 위기에서 구원해 주며, 세상의 이치와 강력한 마법, 혹은 검술을 가르쳐주죠. 그런데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를 앞두고 이상하리치만치 반복되는 서사적 법칙이 하나 있습니다. 그 전지전능한 스승들이 예외 없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거나 주인공의 곁을 떠나간다는 점입니다. … 더 읽기

왜 모든 동화는 ‘결혼’으로 끝났을까 – 통합에서 독립으로

1.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둘은 결혼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읽었던 수많은 고전 동화는 언제나 동일한 장면으로 막을 내리곤 했습니다. 저는 언젠가 한번쯤은 궁금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왜 이야기는 하필 이 장면에서 카메라를 끄는 것일까. 결혼식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이 정말로 무엇을 하며 살아갔을까. 시련은 그렇게 자세히 그려놓고, 정작 그 이후의 삶은 … 더 읽기

악인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 우리는 왜 악인의 어린 시절을 궁금해할까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속 악인들은 이유가 없었습니다. 마녀는 원래 마녀였고, 늑대는 원래 늑대였습니다. 계모는 처음부터 잔인했고, 용은 처음부터 사람들을 괴롭혔습니다. 그들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악은 그저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을 시험하기 위해 존재하는 장치였던거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스크린을 채운 악당들을 떠올려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다들 눈물 없이는 … 더 읽기

신발 – 구원인가? 구속인가? 유리구두와 빨간구두의 의미와 우리에게 묻는 질문

‘패션의 완성은 신발’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시야에서 가장 아래 있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고 놓치기 쉽지만 그렇다고 소홀히 하면 옷의 완성도를 다 무너뜨리는.. 패션의 ‘조용한 완성자’ 이죠.  이렇게 눈에 띄지 않지만 전체를 완성하는 존재인 신발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이야기 속에서도 숨은 주역으로 활약하곤 합니다. 오늘은 이야기 속에서 때로는 주인공의 신분을 바꾸고, 운명을 뒤집으며, … 더 읽기